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육아일기

홍콩턱돌이의 육아일기 (9) 2021년 3월 29일 월요일 (생후 9일) 클리닉 재방문 아림이 황달 검사 등을 위해 아내와 동행하여 클리닉에 다시 방문했다. 황달 수치가 170 정도로 떨어지고 몸무게도 2.81kg에서 2.7kg로 줄었다가 2.9kg로 출생 당시 수치를 넘었으므로 문제없이 정상적임을 확인했다. 아림이에게 약간의 설소대 문제도 있는데 당장 수유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수술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한다. 보통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18개월 이후에 수술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다. 다음에 QE 병원에서 세부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홍콩 출생증명서 클리닉 방문 후 아내는 귀가하고 나는 홍콩 출생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침사추이로 갔다. 해당 기관의 명칭은 Kowloon Births Registry이며 .. 더보기
홍콩턱돌이의 육아일기 (8) 2021년 3월 28일 일요일 (생후 8일) 육아, 나름 재밌긴 한데 복통도 다 끝났겠다, 상쾌한 몸상태로 육아에 매진하다 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간다. 아직 며칠 되진 않았지만 이것저것 손에 익다 보니 나름 재미까지 생겼다. 특히 속싸개로 아림이를 예쁘고 깔끔하게 잘 싸맨 후 아림이가 안정감 있는 제스처를 취할 땐 아주 만족스럽다. 아림이도 점점 뽀얘지고 예뻐지다 보니 점점 더 육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가끔은 어딘가에 홀려 전업주부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착각에 빠지곤 하는데 이럴 때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위험하다. 아직 일주일도 안된 초보 아빠의 객기일 뿐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홍콩에서도 맞벌이가 흔하다 보니 부모가 직접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홍콩에는 주.. 더보기
홍콩턱돌이의 육아일기 (7) 2021년 3월 27일 토요일 (생후 7일) 육아빠 이제 복통은 거의 끝났다. 본격적으로 육아에 전념하기로 했다. 분유 타기, 젖병 물리기부터 트림시키기, 목욕시키기, 속싸개 싸기, 기저귀 갈기 등 아이 돌보는 기본적인 기술을 책과 인터넷으로 공부했다. 처음엔 조금 서툴렀지만 금방 적응되어 손놀림이 늘어갔다. 아림이는 보통 자다가 2-3시간마다 아! 아! 소리와 함께 깨서 밥 달라고 보채는데 이때 아내의 모유를 일단 먹이고 충분하지 않을 경우 분유를 적당히 타서 먹인다. 새벽에는 아내는 한 달간 휴식하도록 하고 분유만 먹이기로 했다. 분유를 먹이는 것도 여러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아이가 너무 급하게 먹거나, 젖병에서 나오는 분유의 양이 너무 많거나, 젖병을 물리는 각도가 좀 잘못되거나 하면 아이가 꿀떡.. 더보기
홍콩턱돌이의 육아일기 (6) 2021년 3월 26일 금요일 (생후 6일) 복통의 마무리 단계 복통은 오히려 심해졌지만 직감적으로 장속에 있는 박테리아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배출되지 않고 고통만 안겨주던 장속의 소화된 찌꺼기들이 이제서야 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쏟아내는 것도 고통스럽긴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박테리아들이 내 몸속에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지 한결 편안했다. 그나저나 아림이의 육아일기를 적는 공간에 육아보다 복통과의 사투를 더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좀 민망한 기분이 든다. 서툴러서 죄송합니다 아내의 몸조리를 위해 장모님이 우리집에 머물며 끼니 등을 챙겨주시기로 했다. 장모님과 나는 의사소통이 어렵지만(내 광동어 실력이 부족한 탓에) 그래도 어찌저찌 손짓발짓.. 더보기
홍콩턱돌이의 육아일기 (5) 2021년 3월 25일 목요일 (생후 5일) 드디어 집으로 아림이의 황달수치가 드디어 232까지 떨어졌다. 아직도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250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귀가 조치 후 경과를 더 지켜보자고 한다. 나는 서둘러 아내가 요청한 옷가지와 아이 기저귀 등을 챙겨 장모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오전에는 복통이 좀 괜찮나 싶더니 오후 병원에 도착할때 쯤 다시 복통이 심해졌다. 그렇지만 드디어 아내 그리고 아림이와 집에서 함께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버틸 수 있었다. QE병원은 홍콩의 Public Hospital 중 의료 시설이나 서비스는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 있지만 편의시설은 좀 낙후돼 있는 것 같다. 11층 구조의 건물인데 에스컬레이터도 없다. 오래된 병원이라 그럴 수 있다고.. 더보기
홍콩턱돌이의 육아일기 (4) 2021년 3월 22일 월요일 (생후 2일) 불안한 기대심 아침에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아내와 아림이에게 전날 미열이 있어서 하루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오늘 아내와 아림이를 볼 수 있다는 기대심이 컸는지 너무 아쉬웠다. 출산 후 금방 집에 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마음을 비우기로 하고 며칠이 걸리든 둘 다 건강하게 귀가하기만 바라기로 했다. 아내가 간간히 보내주는 땅콩 같은 아림이의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달랬다. 일단 회사에 연락했다. 아내가 아직 병원에 있어서 아내가 병원에서 돌아오면 육아휴직을 사용해도 되겠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그래서 일단 오늘은 출근을 해서 처리해야 할 일들을 마무리 했다. 퇴근하고 집에 오니 공허한.. 더보기
홍콩턱돌이의 육아일기 (3) 2021년 3월 21일 일요일 (생후 1일) 오늘부터 1일 아림이와 가족이 된지 1일째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아내와 아림이는 건강 체크를 위해 병원에 머무르고 나는 집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둘이 언제 집에 올지 모르니 육아휴직을 언제부터 써야할 지 잘 몰라서 일단 회사에는 특별히 얘기하지 않고 대기했다.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저 하루종일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리며 아이에 관련된 정보를 보며 하루를 보냈다. 입맛도 딱히 없어서 점심 저녁을 그저 라면으로 때웠다. 아림이는 아내를 빼다 박았다. 눈두덩이가 튀어나온것 부터 해서 귀 모양, 코 모양 그리고 울거나 찡그리는 표정까지 모두 아내와 아주 닮았다. 물론 그 와중에 내 모습이 언뜻 보이기도 하지만 하나하나 보면 거의 .. 더보기
홍콩턱돌이의 육아일기 (2)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미안함 드디어 출산의 아침이 밝았다. 서둘러 준비를 마친 뒤 병원으로 출발하려던 찰나, 병원 관계자에게서 점심 이후에나 천천히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오전 9시 아내의 상황은 Room B4(분만실/Labor Room)으로 옮겨 양수를 터뜨린 후 대기 중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출산 준비가 완료되려면 아림이가 나올 수 있을 만큼 아내의 자궁이 충분히 열려야 하는데 그 시간이 특히 초산인 경우는 꽤 오래 걸린다고 한다. 여차하면 하루도 꼬박 넘길 수도 있는지라 굳이 남편이 빨리 와서 대기할 필요는 없다는 병원의 설명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철저하게 병원의 출입을 통제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한번 분만실로 들어가면 식사는 커녕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