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만보 걷기 400일을 넘기고 나니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만보 걷기도 아주 좋은 운동이긴 하지만 운동 시간 대비 운동의 효과는 적은 편이라 아무래도 아직 젊은 나에게는 시간이라는 자원을 좀 더 아끼고 싶었다.
만보를 걸으면 보통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과 200-300 정도의 칼로리를 소모하는데, 아이가 생긴 후 주말에도 밖에 나가서 1시간 30분을 운동하고 오기가 조금 어려워졌다. 그래서 아이를 재우고 잠깐 빨리 나가서 운동을 하면서도 운동 효과가 큰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달리기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달리기는 여러 장점이 많다. 운동 효과가 걷기에 비해 비교적 크기 때문에 주 3회만 운동해도 충분한 운동량을 채울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아낀 시간으로 다른 자기 계발을 하거나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달리기는 신발만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큰돈이 필요하지도 않고 장소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비가 오는 등 날씨의 제약을 좀 받긴 하지만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건너뛰고 좋은 날에만 뛰어도 충분히 주 2-3회를 채울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걷기에 비해 부담이 큰 운동이기 때문에 운동 전에 망설이게 된다. 몸이 조금 피곤하면 여지없이 달리고 싶지 않아 진다. 그래서 지속하기가 어렵다. 오랜 걷기로 운동습관을 들여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는 항상 큰 결심이 필요하다.
게다가 달리기는 꽤 힘든 운동이라서 충분히 훈련하여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면 몇 분 달리지도 못하고 지치게 된다. 달리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달리면서 힘들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말이 쉽지 어떻게 달리면서 힘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고민하던 중 아는 형님의 제안으로 런데이라는 앱을 다운받아 봤다. 광고는 아니다. 내가 써보니 너무 좋아서 소개하고 싶을 뿐이다. 런데이는 내가 달리기를 하기 앞서 걱정했던 부분들을 시원하게 해결해주었다.
일단 런데이 30분 달리기 비기너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면 8주간 런데이 앱을 통해 녹음된 코치의 말소리를 들으며 달릴 수 있다. 코치는 달리기에 대한 여러 지식들을 전달해 주기도 하고 힘들거나 지칠 때 응원을 해주기도 한다. 코치의 말이 비는 중간에는 음악이 재생되며 해당 음악은 개인이 원하는 음악으로 바꿀 수도 있다.
여기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지도 모르겠지만, 옆에서 계속 누군가 말해주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그냥 음악을 들으면 단지 BGM이 될 뿐이지만 누군가 알맹이 있는 얘기를 하면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렇게 녹음된 코치의 얘기를 집중하다 보면 달리기의 고통이 좀 덜어진다.
8주간의 훈련 트레이닝은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30분 달리기라고 하면 그냥 30분 내내 주야장천 8주간 달리는 것이 아니고 처음 시작하는 초보 러너들에게 맞춰 걷다가 달리고 다시 걷는 것을 반복한다.
1주 차 같은 경우 총 운동시간은 23분인데 준비걷기 5분 후 달리기 1분 걷기 2분을 4회 반복하고 다시 1분 달린 다음에 마지막 5분 걷기로 마무리한다. 따라서 실질적인 달리는 시간은 5분밖에 안되고 나머지 18분은 걷기다. 그래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과제인 것이다.
물론 점점 달리기 시간이 늘어나며 난이도가 높아지지만 프로그램을 따라 주 3회 꾸준히 운동하면 마법같이 적응하게 된다. 처음에 1분만 달려도 숨을 헐떡였는데 5분을 달려도 달릴만하게 되고, 결국 8주 차 마지막 달리기에서는 조금 힘들긴 해도 천천히 30분 달리기를 채울 수 있게 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다. 3분 달릴 때도 힘들었는데 다음에 4분으로 늘어나면 꽤 걱정이 되고 달리기가 싫어지는데, 일단 나가서 달리다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4분을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10분을 달려도 죽을 것 같던데 어떻게 30분을 달리지? 이런 의심이 끊임없이 들었지만 훈련 과정에 맞춰 꾸준히 하다 보니 정말 30분이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몸무게가 좀 많이 나가거나 체력이 평균보다 부족한 사람이라면 8주 안에 30분 달리기를 마치는 게 힘들 수도 있다. 런데이에서도 언급하지만 해당 주차 훈련이 너무 힘들었다면 그 주차를 다시 반복해도 된다. 꼭 8주에 끝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나도 하루 이틀 개인적인 사정으로 빼먹다 보니 결국 10주가 걸렸다.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결국 30분 달리기를 끝냈다. 이것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주로 저녁을 조금만 먹고 아기 재우고 밤 11시쯤 시작했다. 스트레칭하고 달리고 집에 와서 샤워하면 12시가 되었다. 좀 피곤하긴 했지만 이 시간 아니면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주로 집 앞 공원에서 달렸다. 신발은 나이키 리액트 플라이니트를 착용했고 이어폰은 삼성 버즈 프로를 사용했다. 평균 7분의 달리기 페이스를 유지했다. 즉 1km 당 7분이 걸리는 속도다. 군대 훈련할 때는 3km 달리기 12분, 즉 4분 페이스로 달렸는데 7분은 정말 느린 속도이지만 런데이를 통해 달리기를 하다 보니 속도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운동이든 일이든 주식이든, 역시 꾸준함의 논리는 어디에나 통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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