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가치투자의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만큼 투자에 대한 내공이 쌓이진 않았다. 다만 현재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가치투자에 대한 의미를 기록해두고자 한다.
가치투자를 얘기하면 가장 먼저 가치투자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이 떠오른다. 아버지라 불린다는 것은 가치투자를 정립한 사람으로서 인정받는 사람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의 유명한 책인 현명한 투자자를 읽어보았는데 나에겐 다소 어려운 감이 있었다. 그래도 그가 제시한(최초인지는 모르겠으나) 안전마진의 개념에 대해서 정리할 수 있었다.
벤저민 그레이엄뿐만 아니라 워런 버핏, 피터 린치, 하워드 막스, 세스 클라만 등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투자의 대가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박성진 대표님, 최준철 대표님, 박영옥 대표님 그리고 냉철님이 그 가치를 정확히 뚫고 투자를 하는 소위 거물급으로서 존경하고 있다.
이들 모두 가치투자를 베이스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물론 모두 같은 방법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볼 순 없다. 그 가치에도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투자 스타일이 바뀌기 때문이다. 박성진 대표님이 한 영상에서 말씀하신 것에 따르면 기업의 자산에 혹은 수익에 가치를 두기도 하고, 만약 수익이라면 현재 수익이냐 혹은 미래에 수익이냐에 가치를 두기도 하며 더 나아가 짧은 미래의 수익, 혹은 장기적인 미래의 수익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가치투자에도 여러 갈래의 성향이 생긴다는 것이다.
가치를 베이스로 두고 투자를 하지만 어떤 가치를 어떻게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가치투자라는 것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바뀌어 나간다.
근데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당연히 투자라는 것은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이지 않은가? 가치가 없는 것에 돈을 건다는 것은 투자보다는 도박에 가깝지 않겠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투자에 있어서 가치투자라는 범주를 따로 두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물론 결과적으로 차트나 이슈만을 쫒아서라도 돈을 벌었다면 그 차트라는 가치, 이슈라는 가치에 중점을 둔 가치투자가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 어떤 가치를 통해서라도 돈을 벌었다면 그 방법에 대해 굳이 부정할 생각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다고 본다.
다만 투자라는 분야에는 특히 '지속가능'이라는 점이 중요한데 이 말은 확률과도 관계가 깊다. 결국 어떤 가치를 두는 것이 성과를 가장 잘 낼 수 있느냐는 레이스에서 장기적으로 성과를 낸 분들은 보면 모두 그 기업의 생겨난 본질적인 목적의 가치를 두고 투자를 한다. 쉽게 말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지 못 버는지가 가장 기본이라는 것이다.
자본의 창출에 기초를 두고 가치를 논해야 하는 게 가장 상식적인 가치투자라고 보인다. 이러한 기본으로 시작해서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얼마나 돈을 버느냐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인 가치의 관점을 다르게 두는 것은 본질적인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으나, 기업이 돈을 버는 것과 무관한 가치에서는 결국 장기적인 확률로서 훨씬 뒤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정의한 실제 가치에서 벗어난 가치들은 당연히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개인적으로 그 실제 가치라는 것도 결국 허구라고 보긴 하지만 어쨌든 자본주의에 종속되어 있는 이상 그 허구를 실제 가치로 받아들일 수 밖엔 없다.)
1년에 100%의 수익을 내는 것보다 1년에 10%의 수익률로 10년을 수익을 내는 것이 훨씬 쉽다. 게다가 10%가 10년이면 100%가 아니라 복리 효과로 수익률도 150% 이상이 된다. 물론 여기서 쉽다는 얘기는 수학적으로, 확률적으로 쉽다는 얘기다. 이게 수학적으로 쉽다는 것을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1 = 2가 된다는 사실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심리 때문이다. 결국 쉽다고 했지만 인간이 이것을 실행하려 하면 어려운 것이 되어버린다.
가치투자를 잘하는 사람은 타고난다고 했다. 여기서 타고남이란 어떤 능력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성향에 따른 것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물론 이 쉬운 산수도 이해 못할 만큼 지적능력이 안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본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 이 정도 지적능력은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머리로 이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동은 반대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감정을 이기지 못한 인간의 한계에 있는 문제였던 것이다.
두서없이 글을 썼는데 결국 결론을 내려보자면, 결국 돈을 만들어 내는 것에 투자를 한다면 가치투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돈을 잘 버는 기업이, 경마장에서는 잘 뛰는 말에 돈을 걸어야 한다. 경마장에 가서 털이 길거나 눈이 큰 말에 돈을 거는 사람은 없는데 왜 주식시장에는 엉뚱한 지표를 보고 투자를 하는 사람이 많은지 의문이다.
아무튼 이것이 가장 기본이고, 두 번째는 본인의 감정을 통제하는 것에 달렸다. 이미 본질을 알고서도 감정 통제에 실패하는 사람이 대다수인 것 같다. 1+1은 2라는 것을 알지만 혹시 3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거나 0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통제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1+1이 0, 1, 2 등 뭐가 되더라도 각 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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