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기 제목부터 살벌하다. 주위에 정신좀 차리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없으니 항상 스스로에게 외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끝없이 나태하고 게을러 지기 때문이다.
지독한 게으름의 본능. 결국 99% 인류는 이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1%를 위해 노예로 살아간다.
성공 방정식, 승리코드. 뭐 별거 있겠는가. 허튼 짓 하지말고 리스크를 줄이고 열심히 살면 된다. 그렇게 30년을 꾸준히 해봐라. 중간에 아주 재수없는 불행이 닥치지 않는 이상 1%의 삶으로 가는 길은 구글 네비게이션 보다 더 명확하다.
게으른 몸뚱아리는 일으켜 주섬주섬 어질러진 잡동사니들을 주워담고 어슬렁 어슬렁 책상을 정리했다. 그리고는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내가 매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사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기 전에, 결국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결국 나는 내게 주어진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 같다.
가정에서는 누군가의 자식으로서, 동생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직장에서는 서비스를 문제 없이 돌아가도록 하는 한 개발자로서.
더 나아가 인류에게는 번식 본능을 이어가는 한 개체로서.
주위를 살피고 이롭게 하여 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함으로써 책임을 다 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가정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자식으로서? 전혀 하는게 없다. 부모님은 한국에 계시고 그저 일주일에 한번정도 연락 드리고 가끔 기념일에 용돈 조금 드리는 수준. 대다수가 말하는 '호강' 이라는 표현에는 정혀 해당사항이 없다.
동생으로서? 뭐 동생으로서 사실 딱히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멀리 있다보니 얼굴보기도 점점 힘들고, 나는 막내지만 남자이기에 누나들이 어느정도 기대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딱히 가족중에 크게 힘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버팀목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앞으로 그런 상황이 왔을때를 대비해야 한다.
남편으로서? 아주아주 부족하다. 금전적으로는 좀 나아졌지만 아직도 한참 부족하고, 점점 서로 날이선 말투만 많아 지는 것 같다. 가정적이고 항상 따뜻한 남편이 되고 싶었다. 나이가 들고 쭈글쭈글 해지더라도 손잡고 뽀뽀하며 단란한 가정의 중심이 되고 싶었다. 물론 앞으로 잘하면 된다. 이제 시작이다.
아빠로서? 참 어렵다. 결국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조급해 지는 것 같다. 최근에는 아림이 유치원 면접에서, 아직도 색깔 구분이나, 말하기 등 부족한 부분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해 속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벌써 20개월인데 15개월 아이들도 하는걸 못하는걸 보면 조바심이 난다. 가끔 장모님 탓을 하기도 하는게 결코 올바른 생각은 아닌것 같다. 아이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면 내가 더 열심히 놀아주고 가르쳐 주면 되는 것이고, 그것을 아이가 못받아 들일지라도 아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르쳐 주면 되는 것이다. 결국 아이를 다그치고 소리치고 하는 것이 아이에겐 더 부정적인 영향이 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 속에서 욱 할때가 있다. 이것은 아이를 향한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의 부족함에 대한 울분인 것이 분명하다. 현명한 아빠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직장에선 얼마나 잘 하고 있는가?
새롭게 이직한 직장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내가 원하는 기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근본적인 개발 실력부터 시작해서 언어적인 부분 혹은 좀 더 원초적인 의사소통 능력까지 부족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내 부족한점만 자꾸 드러내고 채찍질 해봐야 오히려 기분만 상할 뿐 별다르게 바뀌는것 없다. 어차피 내가 부족한게 무엇인지는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너무나도 명확한데, 그걸 계속 곱씹고 있을게 아니라 너무나도 명확한 해결방법을 하루하루 꾸준히 수행해 나가는게 맞다.
직장의 한 개발자로서 해야할 일
- 프로그래밍 공부
- 영어 공부
- 의사소통 혹은 비즈니스 공부
회사를 잘 되게 해야 직장 동료들이 잘 되고 그러면 나도 잘되는 것이다. 항상 내가 회사에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류의 관점에서는..
이것은 사실 현재 나에겐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은 결국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엔 긍정적인 방향을 추구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가정을 화목하게 하고 회사를 부유하게 하여 스스로의 인생을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인류 발전에 가장 근본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러한 건강한 삶에서 오는 에너지가 인류를 존속시킬 테니까.
추상적으로 주절주절 했지만 결국 구체적인 계획도 필요하다.
내가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은..
1. iOS 공부(Kodeco)
- 이 분야에서 만큼은 프로가 되어야 한다.
2. 영어 공부(기초부터 비즈니스 까지)
-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으면 결국 죽도밥도 안된다.
3. 책 읽고 글쓰기
- 생각의 힘을 길러줄 것이다. 뇌를 복리로 발전시킨다.
4. 운동
- 앞서 해야할 일들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
5. 집안일
- 집안일은 중요하다. 청소, 아내와의 관계, 올바른 훈육 등. 세상의 모든것은 결국 가정에서 시작한다.
별거 아닌거 같아도 막상 모든걸 다 하려면 쉽지 않다.
일 끝난 후 집에오면 항상 녹초가 되기 때문이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회사일이 재밌네 (0) | 2022.12.09 |
---|---|
4. 아림 일찍 꿈나라로..! (0) | 2022.12.07 |
3. 졸리지만 영단어 (0) | 2022.12.07 |
2. 운동 그리고 영어공부 (0) | 2022.12.06 |
일기... (0) | 2022.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