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땡전 한푼 없던 나는 돈을 빌려서 200만원 가까이 되는 맥북 프로를 구매했다. 맥북으로 모바일 앱을 개발해서 광고를 올리고 돈을 벌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빌린 200만원은 앱 개발만 끝나면 바로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물론 개발한 앱은 망했다. 하지만 빌린 200만원은 금방 갚았다. 왜냐면 몇 달 후 iOS 개발자로 취업했기 때문이다.
사실 애초에 플랜 A부터 C까지 준비했었다.
A. iOS 앱을 개발해서 광고수익으로 부자되기 - 실패
B. 개발한 iOS 앱을 포트폴리오로 활용하여 취업하기 - 성공
C. A랑 B 둘중 하나라도 될 때까지 계속 공부 및 개발하기...?
정말로 운 좋게 플랜B에 따라 약 반년 뒤 홍콩의 F&B 솔루션 스타트업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다. 학력도 경력도 iOS 개발자와는 무관한 상황이었지만 그냥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실력으로 취업을 했는지,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시도를 했으니 하늘도 도와준 것 아니겠는가? 지금 그렇게 취업한 회사에서 8개의 iOS 앱을 맡아 4년째 일하고 있다.
혹시 iOS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일단 도전해보라고 하고싶다. 물론 나처럼 운좋게 취업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해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200만원이라는 큰 금액을 들여서 갑자기 맥북을 구매한다는 것도 쉬운일은 아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조금 저렴하게 개발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1. 맥미니/맥북 중고
2017년 이후 SSD 250 GB, RAM 8 GB 정도 모델 기준으로 50만원 이하에 구매할 수 있는걸로 보인다. 이정도 모델이면 실제 업무용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스팩이긴 하지만, 공부용으로는 충분하다고 본다. 일단 맥미니나 맥북 저렴한 중고 모델로 한 두개 정도 간단한 앱을 만들어 보고 적성에 맞는지 판단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2. 맥 클라우드
MacinCloud(https://checkout.macincloud.com)라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맥OS를 원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시간당 1달러 수준. 하루 5시간씩 개발 한다고 했을때 한달이면 약 150달러의 비용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 없지만 짧게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한가지 옵션이 될 순 있겠다.
3. 해킨토시
매킨토시 해킹판으로 보면 된다. 이 방법은 추천하진 않는다. 올바른 방법이라고 볼 수도 없고, 직접 해본적은 없지만 엄격한 애플 OS에서 개발이 원활하게 잘 될지 의문이다. 시도해보고 싶다면 해킨토시 공식페이지(https://hackintosh.com)에서 가이드를 제공한다.
4. 아이패드 Swift Playgrounds
아이패드에서 Swift Playgrounds라는 앱을 통해 SwiftUI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기존 템플릿 과정을 따라서 공부하거나 직접 자신이 원하는 앱도 만들 수 있다. 심지어 iOS 15.2 이상부터는 아이패드에서 직접 앱스토어에 자신이 만든 앱을 업로드 할 수도 있다. 맥북을 바로 구매하기 부담스럽다면 아이패드로 일단 시작해보고, 잘 안되면 구매한 아이패드를 유튜브 플레이어로 활용하면 된다.(?)
5. Flutter 혹은 React Native
iOS 네이티브 개발은 아니지만, Flutter나 React Native를 통해 윈도우 환경에서도 iOS 앱 개발을 하고 배포할 수 있다. 결국 iOS나 AOS를 사용하는 모바일 앱을 만드는게 목표라면 굳이 비싼 맥북을 구매하지 않고, Swift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앱을 만들 수 있다.
6. 눈 딱 감고 투자하기!
iOS 개발을 위한 다섯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역시 나는 어느정도 괜찮은 맥북 프로에 투자해서 개발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위험을 부담하여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것도 크다는 얘기다. 게다가 리스크를 짊어진 만큼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200만원 투자했으면 최소 200만원은 벌어야 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기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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